성경적자료/신앙간증

[황선일 목사] `복음만이…`

이서영 목사 2018. 12. 7. 01:50

'복음만이…'


글 • 황선일/ 김해 꿈이있는교회 담임목사이다.

 


필자는 3대 째 내려오는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난 덕분에 복음을 알지도 못한 채 어릴 때부터 교회를 열심히 다녔다. 그러다 보니 주교시절에는 교회에서 주는 상이라는 상은 다 받았다. 중 • 고교시절에는 남들로부터 자녀 교육 잘 시킨다고 호평을 들어오던 부모를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SFC 일을 더 열심히 했다. 그러니까 주변에서도 '신앙 좋다'는 칭찬이 끊이지 않았고 어느 듯 나는 복음은 모르는 채 '종교인'으로 길들어져 가고 있었다.


내가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만난 것은 대학시절 부산 연산동의 한 개척교회를 섬길 때였다. 여름방학을 맞아 전교인 여름 수련회를 시골교회에서 가졌는데 마지막 날 밤 기도회 시간에 성령님이 찾아오셨다. 그 성령님은 나를 눈물과 콧물이 뒤범벅이 되어 예배당 바닥을 딩굴게 하며 회개를 시키셨다. 나의 신앙생활이 얼마나 가식적이며 위선적이었던가를 깨닫게 하신 것이다. 그때부터 정말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는 사실이 믿어지기 시작했고, 그 하나님은 나를 사랑하고 계신다는 사실도 깨달아졌다.


군복무를 마침과 동시에 1984년부터 외항선 선원생활을 시작했는데 그곳에서 선박교회를 설립하여 복음을 전한 결과 선원 21명 중 7명이 세례를 받았다. 1987년 1월 카나다 벤쿠버에서 일본으로 원목을 싣고 항해 하던 중 캄차카 반도 부근에서 대형 태풍을 만나게 되었다. 태풍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산더미처럼 높은 파도와 강한 비바람은 우리 배를 금방이라도 집어 삼킬 것만 같았다. 선박교회 동료들은 나를 붙잡고 "국장님, 우리를 위해서 기도 좀 해주이소, 우리 좀 살려 주이소"라고 울부짖었다. 나는 그들을 부둥켜안고 '하나님! 이 생명 한 번 살려 주신다면 남은 생애를주님을 위해서 살겠습니다'라고 밤새 부르짖었다. 얼마 후 바람은 약해 졌고 비바람은 잦아졌다. 간신히 태풍의 위험 반경으로부터 벗어 날 수 있었던 것이다.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였다. 그리고 하나님이 나의 기도를 들으셨다는 사실을 지금도 믿고 있다.


그 후 2년 정도 선원 생활과 직장 생활을 더 한 후 하나님과의 약속대로 자녀를 셋 둔 35세의 나이에 신학교에 들어가 신학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나의 목회는 모두 3기로 나눌 수 있다. 제1기 목회는 경안노회 소속의 리소재지 교회에서 전도사로 섬기던 때였다. 그 당시 가장 염두에 두었던 것은 '설교 사역'이었다. 설교를 잘 해야 이름난 목사가 될 것이고, 그래야만 차후 대형 교회를 맡아 목회할 수 있다는 인간적인 생각에 공부도 열심히 했을 뿐만 아니라 설교에 도움이 되는 많은 신학서적들을 닥치는 대로 읽어 나갔다. 한 주간 공부를 마치고 교회로 돌아오면 강의 시간에 주워들은 많은 지식들을 설교라는 수단을 통해서 성도들 앞에 막 쏟아 놓기 시작했다. 설교라기보다는 지식전달이었다. 몇몇 성도들이 '말씀 좋다'는 말에 '나는 설교 잘 하는 전도사'라는 착각 속에 점점 교만해져갔다.

 

제2기 목회는 경서노회 소속의 어느 면소재지 교회를 섬기게 되었다. 규모 면에서는 이전 교회보다 거의 배 수준이었다. 그 때가 목사 안수를 받은 지 1년이 되던 해였기 때문에 진정한 '목회'는 제2기 때부터였다. 명실공히 법적인 목사가 되었으니 목양다운 목양을 해 보자는 각오로 설교나, 교육이나, 심방이나,전도나,선교에 최선을 다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교회를 부흥시켜야 한다는 강박감 때문에 내 몸이 망가지는 것조차 모르고 앞만 보고 달렸던 때였다. 목회에 최선은 다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목회적 기쁨이나 자유를 누리지 못했다.


제3기 목회인 현재 교회는 김해노회 소속 '꿈이있는교회'로서 2010년 4월에 부임해서 이제 햇수로 4년째를 접어들었다. 이 교회에 부임하면서 가장 놀란 것은 선교에 대한 열정이었다. 현재 주일 낮 130명 정도 예배드리는 작은 교회이지만 순수한 신앙을 가진 성도들의 기도와 헌금으로 현재 24명의 선교사와 9교회와 9기관에 매월 약 480만원의 선교 후원금(예산의 15% 정도)을 낼 정도로 선교에 대한 높은 열의가 나와 코드가 맞아 좋았다. 이런 선교의 열의가 대단한 것은 성도들 안에 복음이 있기 때문이다.


제3기 목회에 가장 염두에 두는 것은 '복음'이다. 그래서 아예 교회의 비전도 '복음으로 기뻐하는 교회'. '복음적인 삶을 사는 교회'로 정했다. 제1, 2기의 목회를 통해 복음만이 사람을 살리는 길이며,복음만이 예배가 회복되는 길이며, 복음만이 진정한 목회적 기쁨과 자유를 누리는 것임을 깨달은 요즈음 성경을 다시 읽으면서 성경 속에 박혀 있는 복음을 찾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대용량 USB 하나를 구입하여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한 구절 한 구절을 손으로 직접 타이핑 해 가면서 그 밑에 주석을 달아 나간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구약과 신약의 성구는 이사야 53:10과 요일 4:10이다. 이 두 성구가 구약과 신약의 복음의 핵심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진정한 목회는 '지식적인' 설교를 잘하는 것도, 인간적인 야망을 감춘 채 겉으로만 '열심히'하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진정한 목회는 목회자가 먼저 복음의 본질을 깨닫고, 매주 마다 강단에서 복음을 성도들에게 선포하고, 복음으로 불신자들에게 다가가며, 복음 안에서 예배의 기쁨과 자유를 누리는 것이라고 믿는다.

 

올해로 나의 나이 56세이다. 내 생명 다 할 때까지 '복음으로 기뻐하고, 복음적인 삶을 살므로' 나를 구원하신 하나님과의 약속을 신실하게 지키고 싶을 뿐이다.

 

 

(월간고신 생명나무 Tree of Life, 2013년 7월호, p. 73~75)

 

출처 : 참좋은제자들교회
글쓴이 : 이서영목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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