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보] 이혼과 직분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가정이 급격히 파괴되고 있다. 큰 이유 중 하나는 급격한 이혼율의 증가이다. 구체적인 조사는 나와 있지 않지만, 신자와 불신자의 이혼율이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 같다. 문제는 교회 안에서 이혼자들의 증가로 인해 목사들이 강단에서 이혼에 대한 분명한 하나님의 가르침을 단호하게 전하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더 이상 "나는 이혼하는 자를 미워하노라"(말 2장 16절)라는 메시지를 설교시간에 듣기가 힘들다. 말라기 3장 16절에 대해서 그토록 강조하면서, 2장 16절에 대해서는 그냥 넘어가는 것은 목사의 직무유기라 할 수 있다. 오늘날 목회 사역은 이혼자들의 죄에 대해 회개를 촉구하기보다 그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에 지나치게 관심을 가진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혼에 대한 관용적 태도가 직분자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알게 모르게, 이혼한 직분자들이 우리 교회 안에 슬며시 들어오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제42회 총회는 "불법으로 이혼한 사람 중 교회의 직분을 받아 봉사하는 자가 있다면 반드시 시벌하여야 하며 해벌 후에도 영구히 교회 직원으로 임명될 수 없다"고 결정했다. 그리고 제50회 총회에서 이 입장이 다시 한 번 강조됐다. 이 결정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해벌 이후에 교인으로 회복되는 것과 직분자로서 회복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가정을 잘 다스림에 있어 심각한 결점을 가진 자는 하나님의 교회를 다스릴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한 성경의 가르침이다. 이혼한 자가 성도는 될 수 있지만, 직분자는 될 수 없다. 이혼한 목사에게 어떻게 성도들의 혼인 주례를 당당하게 할 수 있으며, 유아 세례를 자신 있게 줄 수 있으며, 말라기 2장 16절에 대해서 분명하게 설교할 수 있겠는가? 이혼한 자들도 이 일을 잘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주님보다 지혜롭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한국교회의 가정 회복은 직분자 가정에서 시작돼야 한다. 직분자의 가정이 흔들리면 교회 전체가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목사는 목회나 다른 이유를 핑계로 가정에 소홀해서는 안 되고, 교회는 목사를 청빙함에 있어 가정생활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교신교회의 신앙정신 중의 하나는 생활의 순결이다. 순결 중에서 부부 관계의 순결은 다른 무엇보다 소중하다. 교회의 직분자는 이 점에 있어서 일반 성도보다 훨씬 더 막중한 책임을 가지고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직분자들부터 자신의 가정을 먼저 돌아보고 성도들의 가정을 잘 살펴서 튼튼하고 건강한 교회를 세울 수 있기를 소망한다.
출처: 기독교보 2012년 5월 19일 토요일. 4면.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