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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성 원장] 절망을 넘어 희망을 노래하는 공동체로

이서영 목사 2018. 12. 7. 04:24

절망을 넘어 희망을 노래하는 공동체로

 

 

기독교보. 시론. 2014. 1. 4. (기독교보 2014.01.07 11:44 입력)

 
▲김순성 원장

2014년 새해가 밝았다. 신년 아침 밝은 해가 동녘에서 솟았지만 주위는 온통 짙은 먹구름으로 드리워져 있다. ‘다음 역, 다음 역은 본격 저성장 시대입니다. 내리실 문은 없습니다’ 계속되는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로 한국경제가 고성장 시대의 막을 내리면서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잿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우리 경제에 저성장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 중산층의 붕괴와 함께 서민들의 경제적 고통이 점차 가중되면서 삶이 이전보다 훨씬 더 팍팍해질 것이라는 예고다. 저성장 시대일수록 사회가 안정화의 길을 걸어야 하는데, 오늘 우리 사회는 세대간, 계층 간, 노사 간의 갈등과 분쟁, 이념 대립으로 그 골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사회 전체가 분노의 먹구름으로 뒤덮여 있다. 우리사회의 갈등지수가 OECD 국가들 중에서 종교 분쟁을 겪고 있는 터키에 이어 2위이다.

 

사회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연간 최대 246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불행하게도 오늘 우리 사회에 좌우 이념갈등이 온 나라에 확산되고 있다. 정치, 사회, 경제, 교육, 언론, 종교에까지 미치고 있다. 기독교가 민족의 화해자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고 사회의 갈등에 함께 휩쓸리고 있다. 먹구름은 국경너머 북쪽과 남쪽에서도 몰려오고 있다. 최근 급변하는 북한정세와 함께 북한정권의 급작스런 붕괴의 조짐과 일본의 우경화 및 군국주의의 부활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우리의 눈을 교계로 돌려보자. 저성장의 그림자는 교회에도 짙게 드리워져 있다. 한국교회는 2010년을 기점으로 이미 급격한 쇠퇴기에 들어섰다. 교단마다 교세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꾸준히 증가세로 일관하던 우리 교단도 작년에 1,600여 명이 감소했다. 교회당 크게 짓고 외적인 성장을 구가하던 시대는 이제 끝났음을 확인하는 가시적 조짐이다.

 

이대로 한 세대가 지나면 한국교회의 기독교 인구가 절반으로 줄 것이라는 전문가의 분석도 있다. 저성장의 회오리는 대학에도 휘몰아치고 있다. 저 출산으로 대학들이 존립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앞으로 4년만 지나면 대학정원이 고교졸업생 수를 추월하게 된다. 경쟁력이 없는 대학들은 스스로 문을 닫아야하는 상황이 눈앞에 도래해 있다.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새해 아침부터 왜 어두운 이야기로 일관하고 있는가. 뭔가 밝고 희망적인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는가. 새해 벽두에 우리 자신과 이 땅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알기 위해서다. 오늘 우리를 이중삼중으로 둘러싸고 있는 먹구름에 대한 성경적 신학적 해답을 찾기 위해서다. 우리가 믿는 여호와 하나님이 역사의 주인이요, 참된 희망은 오직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중심으로 세상 역사를 전개하신다.

 

선민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계명을 짓밟고 제 맘대로 행할 때, 기근과 질병과 전쟁이라는 진노의 막대기로 그들을 치지 않았는가. 새해를 맞으면서 겹겹이 우리를 둘러싼 짙은 먹구름의 실체들을 올바로 직시해야 한다. 나아가 그 의미가 무엇인지 올바로 깨달고 믿음으로 정직하게 반응해야 한다. 새해를 향한 진정한 희망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초창기 고신의 믿음의 선배들은 당시 한국교회를 뒤덮은 짙은 먹구름을 직시하고 조국교회와 민족을 향해 선지자적 외침을 마다하지 않았다. 지금부터 65년 전, 1949년 고려신학교 학우회지 ‘파수꾼’ 실린 고려신학교 설립자 한상동 목사의 글을 보자. 그는 ‘현하(現下) 대한교회에!!’라는 제목 하에 당시 일제 신사(神社)앞에 무릎 꿇고도 그 죄를 회개하지 않고 타락을 거듭하는 한국교회와 좌우 이념대립과 투쟁으로 갈등과 혼란의 도가니였던 조국사회를 향한 하나님의 진노와 회개를 이렇게 외치고 있다.

 

“이제 눈을 들어 살필 때에 이 강산의 처참함과 이 민족의 가련함을 통탄(痛嘆)하지 않을 수 없으며, 눈물을 흘려 슬피 울지 않을 수 없다… [하나님 앞에 무서운 악을 행하고도 회개를 거부하는 교회와 이 민족을] 여호와 반드시 진노하시리라… 여호와 진노하사 이 강산이 황폐하며 이 민족이 패망하고 이 교회가 쇠퇴하여 양떼가 죽어가니 이 어찌 회개의 부르짖음을 그치리오…”

 

초창기 고신교회는 회개하는 공동체였다. 자신과 조국교회와 민족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는 공동체였다. 그리하여 어둠의 이 땅에 소망의 빛을 던졌던 희망의 공동체였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 안에 회개가 사라져버렸다. 한국교회 재건이라는 초창기 비전이 사라져 버렸다. 우리만이 옳다는 독선과 아집, 스스로를 위해 ‘더 큰 것을 향한 욕망’이 그 자리를 대신해 버렸다.

 

그 결과 하나님이 주신 복이 화로 변하고 있다. 새해에 우리 자신과 이 민족의 죄를 짊어지고 울부짖으며 먹구름 너머 빛 가운데 계신 하나님을 대면하며 이 땅에 희망의 빛을 던질 자 누구인가. 남북 겨레의 화해와 일치를 이 땅에 가져올 자 누구인가. 고신교회여, 깨어나자. 처음으로 돌아가자. 절망을 넘어 희망을 노래하는 공동체로 거듭나자.

 

김 순 성 원장

• 고려신학대학원

 

기독교보 ksnews@chol.com  

 

출처 : LBI 로고스성경교육원
글쓴이 : 이서영목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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