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세속주의를 경계한다
- 스펙으로서의 목회자 박사 학위 삼가야 -
최근 서울의 한 대형교회 목사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이 논란이 되면서 교회가 신뢰를 크게 잃고 있다. 우리 사회가 '스펙을 강요하는 사회'가 되면서 교회가 목사를 청빙할 때도 '이왕이면 박사'라는 생각으로 박사 목사를 많이 찾는다. 그래서 목회자들도 스펙 쌓기의 유혹을 떨쳐버리기 쉽지 않다. 제대로 된 학술적인 논문 한 편 써 보지 않은 목회자가 학위 논문을 쓰다보면 표절 시비에 휘말릴 수 밖에 없다. 이를 두고 몇 가지로 경계하고자 한다.
먼저, 목회자가 목회학 박사 학위를 가져야 하는가의 문제이다. 최근 우리 사회가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전반적으로 학력 인플레가 이루어지고 있고, 목회자에게도 끊임없는 자기개발을 요구한다. 이런 환경에서 목회자가 목회학 박사 학위 과정을 공부하는 것은 오히려 권장할 일이다. 그러나 목회자가 자신의 전문적인 연구 없이 하나의 스펙으로써 박사 학위를 갖고자 하는 것은 지식적인 허영이라고 하겠다. 학위가 있어야 목회자가 목회를 잘하는 것도 아니다.
둘째, 논문이나 설교의 표절은 부끄러운 일임을 깨달아야 한다. 지난 20년간 우리 사회의 의식수준은 크게 향상됐다. 당시에는 문제가 되지 않던 것들이 오늘의 국민 눈높이에 문제가 된다. 우리는 남의 물건을 훔치면 도둑질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남의 지식을 훔치는 일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 그래서 표절은 학위논문, 설교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어떤 목사는 상당한 기간 동안 남의 설교를 그대로 배껴하다가 교회를 떠나야 했다. 미국이나 유럽의 대학에서는 표절의 기준을 학위논문은 물론 학과 과제로 제출하는 글까지 엄격히 적용한다. 표절이 확인되면 해당 학점이 몰수되고, 그 정도가 심하면 학교를 떠나야 한다. 표절은 남의 지식을 훔치는 범죄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셋째, 목회자는 항상 문사철(文史哲) 인문 교양 증진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내실을 다져야 한다. 현대 문명의 발달은 모든 지식을 손안의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연결시킨다. 그러나 이 문명의 이기로 인해 깊이 읽고 깊이 쓰고 깊이 공부하고 외우는 일에는 소홀해 지고 있다. 목회자는 성경연구와 경건생활과 함께 문학, 역사, 철학의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 인문학적인 소양을 갖춰야 한다. 좋은 설교도 미래를 보는 통찰력도 여기서 나온다. 중심없이 세태를 따라가는 교회의 세속주의를 거듭 경계한다.
(출처: 기독교보 2013년 4월 13일 토요일 1068호 4면 "사설")
'성경적자료 > 기독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독교보] 교회 안의 세상을 제거하는 것을 더 우선하자 (0) | 2018.12.07 |
---|---|
[최윤식 박사] 한국교회 10년 안에 위기가 온다 (0) | 2018.12.07 |
[조영호 목사] 세상을 바꾸는 그리스도인의 가치관 (0) | 2018.12.07 |
[e뉴스한국] 한국교회가 살 길, 교회 개혁 (0) | 2018.12.07 |
[신병준 이사장] 무너져 가는 교육을 어찌할 것인가 (0) | 2018.12.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