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교회, 연합이나 통합 고민할 때
- (기독교보 사설) 기독교보 2015.08.26 17:25 입력
교회들이 쇠퇴하면서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다. 성도 숫자가 줄어들다 보니 당장 재정적으로 압박을 느끼는 교회가 적지 않다. 빚이 있는 교회는 그 압박의 정도가 더욱 심하다. 아직까지는 이자율이 낮기 때문에 어느 정도 견디고 있지만 이자율이 높아지면 적지 않은 교회가 재정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어려운 시대일수록 근거 없는 소망에 기대기보다 현실에 기초한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당연히 가장 좋은 해결책은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는 큰 교회들이 작은 교회들의 부담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하지만 재정적으로 미약한 작은 교회의 숫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이들을 지원하는 것도 쉽지가 않다. 몇 가지 원칙이 필요한데 노회 안에 가까운 교회부터 도와야 하고, 무조건 지원하는 것보다 자립을 보다 빨리 할 수 있는 교회부터 지원하는 것이 좋다. 일방적으로 지원금을 제공하는 것보다는 자립할 때까지 빌려 주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안이다. 이제는 다양한 지원방법을 생각해서 작은 교회들이 실제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작은 교회들 역시 무조건 큰 교회의 지원만을 막연히 기대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큰 교회도 나름대로 사정이 있기 때문에 구제비를 대폭 인상시킬 수만은 없다. 물론 작은 교회들이 실행할 수 있는 자구책도 그렇게 많지는 않다. 궁극적으로는 개체교회가 성장하고 부흥하는 것이 정답이다. 문제는 예전과 달리 교회가 성장하는 것이 너무 어려운 환경이 됐다는 것이다. 기존에 설립된 교회마저도 존립이 위태롭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목회자가 정말 오랫동안 열심히 노력해도 돌파구가 전혀 보이지 않고 교회가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다고 최종적으로 판단하면 교회의 연합이나 통합도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교회당 건물로 인해 빚이나 비싼 임대료로 오랫동안 신음하는 교회는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교회의 빚이 과도한 경우 성도들은 늘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그 짐을 실제로 책임져야 하는 목사나 장로들은 말할 필요도 없다. 늘 무언가에 쫓기고 쪼들리다보니 여유로운 신앙생활을 할 수가 없다. 설교에 생명력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헌금의 대부분은 목회자의 생활비로 지출되니 교회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 교회가 해야 할 일을 못한다면 교회가 어떻게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겠는가? 결국 악순환이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
교회가 이런 늪에 빠져 있어서 헤어 나올 가능성이 전혀 없다면 근본적인 대 결단을 할 필요가 있다. 그 중에 하나는 교회끼리 서로 연합하거나 통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위치적으로 서로 가깝고 서로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교회들이 서로 합하는 것이다. 어떤 교회는 성도들은 많은데 재정이 약하고, 어떤 교회는 건물을 소유하고 있어서 재정은 안정적인데 교인이 없다면 통합을 진지하게 고려할 수 있다.
아직 한국교회는 이와 같은 모델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것을 실제로 적용하기에는 큰 부담이 따르는 것은 사실이다. 당장 두 교회가 연합했을 때 교회 명칭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가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담임 목사를 누구로 선정할 것인가도 해결하기가 쉬운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이런 모델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그만큼 한국교회가 위기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작은 교회들이 각개 전투를 하다가 모두 소멸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미리 교회의 쇠퇴에 능동적으로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
교회가 너무 커지면 분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 교회가 너무 작아져서 유지조차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면 합치는 것도 진지하게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외국의 다른 교회들은 이런 경험들을 많이 갖고 있다. 그 교회들에 대한 사례 연구를 통해서 시행착오를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성공한 사례뿐 아니라 실패의 사례를 통해서도 많은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본격적으로 교회 쇠퇴의 시대가 도래 했다. 이제는 상황을 냉철하게 인식하고 여러 대안들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때이다. 더 이상 미자립교회를 남의 문제로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교회가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를 그 교회 목회자들의 무능력과 나태함 때문이라고 비난하지 말아야 한다. 이와 더불어 작은 교회 목회자들도 사즉생의 심정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근본적으로 교회를 살리기 위한 자기희생적 결단을 할 필요가 있다.
기독교보 ksnews@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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